빗썸, 기본법 제정 앞두고 또 사고⋯가상자산 업계 '한숨'
빗썸 [사진=연합뉴스][주소모음 윤희성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 제도 정비 논의가 본격화한 시점에 대형 거래소의 보안 사고가 발생하면서 업계 신뢰도 하락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래소의 내부통제와 보안 관리 체계가 제도화 과정에서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30일 빗썸에 따르면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 해킹으로 고객 6444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빗썸 측은 5600명의 자료는 암호화돼 외부에서 열람할 수 없는 상태라며 실제 개인정보가 노출된 고객은 844명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유출 항목에는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 신분증 사본 등 민감한 정보가 다수 포함됐다.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 715명의 개인정보도 함께 유출됐다.
고객 안내도 당초 예고보다 늦어졌다. 빗썸은 지난 28일 임직원 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한 뒤 "회원 정보 포함 가능성을 포함해 정확한 범위를 분석 중이며 오늘 오전 중 공식 안내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고객정보 유출 사실은 이튿날인 29일 오후에야 공지했다. 빗썸 관계자는 고객정보 유출 파악 시점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증시로 투자 수요가 쏠리면서 가상자산거래소들은 거래대금 감소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거래소의 보안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업권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과세 등 제도화 논의가 활발한 시점에 업계 대형 거래소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면서 가상자산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며 "감독 당국의 규제 스탠스 강화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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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거래소 내부통제와 이용자 보호를 둘러싼 규제 논의가 강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치권과 업계는 제도화 방향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당 정책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들과 만나는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 유예 논의가 이뤄졌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간담회 직후 "(가상자산 과세 유예 여부를) 최종적으로 1~2주 안에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이 쟁점인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도 지연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1분기 내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지만 목표 시점을 연내로 미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주 종합국정감사에서 정부안이 막바지 협의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논의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빗썸의 반복된 사고 이력도 업계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빗썸은 2017년 해킹으로 회원정보 등 3만6487건이 유출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 4350만원과 과태료 1500만원을 부과받았다. 당시 운영사와 자문계약 관계인 직원의 개인 PC가 악성코드에 감염되면서 정보가 유출됐다.
내부통제 부실을 드러낸 사례도 있다. 올해 2월 빗썸은 이벤트 보상 과정에서 현금 2000원을 비트코인 2000개로 잘못 입력했다. 이 과정에서 장부상 비트코인 62만개가 생성됐다. 사고 직전 내부 유통량의 13배가 넘는 규모다. 금융감독원은 당초 3분기 내 결론을 목표로 제재 절차를 진행했지만 아직 제재 수위가 확정되지 않았다.
/윤희성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