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때리고, 나체 각서 쓰게 하고, 영상도 촬영⋯부모에게 허위 문자까지 보내게 해
[주소모음 김동현 기자] 외도를 의심해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나체 각서 영상 촬영 등 데이트폭력을 일삼은 3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3단독(김희진 부장판사)은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강요, 전자기록 등 손괴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외도를 의심해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나체 각서 영상 촬영 등 데이트폭력을 일삼은 3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A씨는 지난 2023년 1월 28일, 한 주거지에서 자신의 30대 여자친구 B씨를 발로 밟고 폭행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교제하며 동거하던 B씨가 다른 이성과 사내 메신저로 대화한 것을 알게 되자 B씨에게 물을 뿌리고 발로 밟았다.
아울러 B씨가 나체 상태로 무릎을 꿇게 한 뒤, "바람을 피우면 전 재산을 주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한 혐의, 이 같은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 등도 있다.
뿐만 아니라 B씨 휴대전화 속 데이터를 모두 삭제해 전자기록을 손괴했으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B씨와 제3자의 대화 캡처본을 올리고 직장명을 폭로하기도 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챗GPT]이 같은 글을 올린 뒤에는 "부모에게 연락해 '바람을 피워 퇴사해야 한다'고 말하면 글을 지워주겠다"며 B씨를 협박, 실제로 B씨가 그의 부모에게 전화와 문자로 허위 사실을 알리게 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A씨 측은 "피해자가 자의로 각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등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피해자 신체 멍 사진, 관련 상담 내용, 가족과의 통화 내용 등을 토대로 공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김 판사는 "피해자가 바람을 피운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었다고 해서 폭력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데이트폭력 범죄는 둘 사이의 복합적 감정이 얽혀 큰 위험성이 내재돼 있다"고 꼬집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정소희 기자]또 "폭행 정도가 가볍지 않고 극도의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을 촬영했으며 피해자를 회사와 가족으로부터 고립시키려 해 매우 심한 정신적 고통을 줬음에도 용서받지 못했다. 범행 후 상당 기간 교제를 계속했다고 해서 처벌 가능성이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촬영물이 유포되지 않은 점, 초범인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 측과 검사 측은 이 같은 1심 판결에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김동현 기자([email protected])